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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만큼 성숙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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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446회 작성일 00-11-11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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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만큼 성숙하고부지런히 아침 일을 마치고 논으로 가려고 문을 나선다.밤새 잘 쉬던 신발들은 어느 새 주인들과 함께 각자의 삶터로 나서고 뎅그러이 신발 한 짝만 남아 있다.어릴 적에는 너무도 먹지 않으려고 애를 써서 무던히도 애를 먹이던 큰애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부터 몸이 불기 시작하더니 정상체중을 넘기 시작했다.우리는 잘 먹어주는 것만도 기특하여 무관심했는데 점차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가 비만으로 간다는 것이었다.날마다 보는 아이이므로 별 변화를 느끼지 못했는데 어느 날 학교 운동장에서 또래아이들과 뛰어 노는 모습을 보고는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 차렸다.그 때부터 아이와 나의 실랑이는 시작되었다.잘 먹지 않으려는 아이와 밥그릇을 들고 쫓아다니던 모습의 나에서 이제는 먹던 밥그릇을 빼앗아 와야 하는 지경까지 이른 것이다.그 스트레스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가끔 신문, 방송에서 비만 이야기만 나오면 나의 하루는 여지없이 우울증으로 번질 기세였으니....오늘도 그 여파의 하나로 남아 있는 신발 한 짝이다학교 운동장에서 공을 들고 계단을 뛰어 오르던 아이가 발을 삐끗하여 병원에 왔다는 담임의 전화를 받았다.운동이라도 했으면 운동신경이 발달하여 덜 다쳤을 텐데 그저 발을 삐끗 한 것으로 뼈 접목 수술을 해야 한다는 의사의 진단 결과에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그 날은 가을걷이가 한창인 때로 마침 논에서 콤바인 작업이 한창 이루어지고 있을 때 연락을 받았으므로 남편 대신 내가 병원으로 달려 가보니 그 상황이었다.나는 두말할 것도 없이 의사에 말씀에 응하기로 하고 일단 입원을 시켰다.그러나 일이 끝난 뒤에 달려 온 남편은 어린아이의 골절에 웬 수술이냐며 며칠 더 보자고 했다.나흘간의 입원 치료를 마치고 일 주일 뒤에 다시 x-ray 사진을 찍어 보기로 하고 일단 퇴원을 했다.그러나 병원에서의 갑갑함에서 해방된 아이는 동생들과 장난도 하고 설상가상으로 비온 날 넘어져 몹시도 나를 속상하게 했다.나중의 결과는 뻔한 것으로 골절 당한 부위가 더 벌어져 수술이 불가피 하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은 것이다.그러나 주위의 권고로 큰 병원으로 옮겨 정밀검사를 받고 더 이상 골절부위가 확대될 것 같지 않다는 진단으로 지금까지 보름이 넘게 깁스를 하고 학교에 다니고 있다.어린 몸이 얼마나 갑갑했으면 어느 날 저녁은 훌쩍 거리고 있었다.'얘야, 너는 조그마한 상처로 이런 불편을 갖고 있지만 평생을 어렵게 사는 이도 있잖니?네가 이번 기회에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어떻게 해야하고 어떤 일을 해야 할지를 깨닫는 기회가 되도록 하렴'등을 토닥거리며 위로도 해 준다.우리의 인생은 장밋빛 탄탄대로가 아님을 지금부터 깨닫는 것이다. 살다보면 가시밭길, 돌 자갈밭을 걷다가 때로는 장미 넝쿨이 아름다운 포장된 도로를 산보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의 이런 시련은 더 깊이 있는 인생을 유영하도록, 그리하여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사는 사람이 되도록 훈련받고 있는 것이다.오늘도 목발을 힘겹게 딛고 등하교길을 오르고 내릴 우리 아이를 생각하며 나도 이제는 세월을 안고 가는 어미로 더 성숙되어 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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