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의 어머니는 잠을 못이루셨다. 성경이는 할머니가 지금 모습 그대로 계셔야 한다고 다짐받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미국에 보내는 파송예배를 드리며 각오와 결단 그리고 부탁의 말을 한마디씩 건넸다.
함께 있는 동안 가족의 사랑과 보살핌에 절절한 표현을 하는 성경이 덕분에 모두 마음이 뭉클한 시간이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공항으로 향하고 어머니는 그냥 집에 있겠다고 하셨지만 마음을 바꿔 함께 동승하셨다. 서울 고모들과 만나 짐을 챙기고 맛있는 점심을 나눠주며 다시 격려의 시간을 가진 후 인천공항에서 수속을 밟았다.
어렸을 적에는 공동체 일한다고 떼어놓고 성장해서는 공부한다고 떨어지니 지나간 시간들을 생각해 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모판에서 키운 어린 모종을 정식하듯이 어느 성장한 자식은 부모 곁을 떠나 독립의 시간을 갖고 어른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곁에서 사랑하는 가족의 후원을 받으며 일정한 훈련 기간을 갖는 것도 좋은 일이겠다.
서로의 마음을 정리하고 성경이를 포옹하며 잘 다녀오라는 인사로 마무리하고 우리는 집으로 향했다.
차 안에서성경이가 각자에게 남겨 준 편지를 어머니를 위해 성천이아빠가 큰 소리로 낭독하고 서운한 마음을 달래며 어두워진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