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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만원짜리 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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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화댁 댓글 0건 조회 1,239회 작성일 07-11-17 22:30

본문










이른 아침 옆지기는 복숭아 견학을 위해 집을 나섰다.


고구마작업과 판매기록이 되어 있는 수첩을 정리하다


수첩사이에 만원짜리 한장이 꽂혀 있음이 발견된다.




아~




만원에 대한 사연은 이렇다.


몇년 전부터 고구마를 심고 캐는 작업을 하는데 있어서


우리 일을 도와 주시는 할머니가 계신다.


처음 우리농원에 오실

다른 사람들속에 함께였다.


'내 허리가 굽어서 다른사람보다 빨리는 못할지 몰라도


잔꾀 부리지 않고 성의껏 해 주리다.'


대부분 60-70대의 할머니들의 일손을 빌리는 게 농촌의 현실이다.




꼭 나의 친정 어머니를 닮은 면이 많은 할머니였다.


일에 있어서 당신이 첨 뱉은 말처럼 지금껏 당신의 일처럼


최선을 다하는 한결같은 모습에 고맙고 맘이 많이 쓰이는 게


옆지기와 나의 같은 마음이었다.


70대인데도 젊은사람 이상의 몫을 해주신지라


누구한테도 성실 근면함을
인정받은 분이시다.




주변에 의해 전해 듣자면
농사철이 아닌 겨울엔


전주까지 단무지공장을 다니셔서 아들 대학원까지 보내고


그 아들이 모 제약회사 연구소에서 일한다고 한다.


우리부부가 새벽에 일하러 나올 때면 꼭 그 할머니를 만난다.


우리 농원 근처에 사시고 가는 길목에 할머니의 밭도 있다.




이미 할머니는 당신 밭에서 일을 하고


할아버지 아침밥을 챙겨 드리려고 집으로 들어가시는 길이다.


고구마를 캐는 동안 할머니는
우리농원에 계속 나오셔서 일을 하셨는데


갑자기 할머니가 보이지 않으셨다..


아프신 할아버지가 병세가 악화되어 인근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소리가 들렸다.


병문안이라도 가야 되는데. 하는 우리부부의 염려속에


일 끝내고 집으로 가는 도중에 병원가시는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는 우리와 함께 가면서


시내버스 타고 또 택시타야 만 병원가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었다.


병원까지 함께 동행하면서 요즘의 할머니의 생활을 들을 수 있었다.


당신 농사일에 할아버지 병수발에....


정말이지 젊은 사람도 힘겹겠다 싶은 생각에 가슴이 저려왔다.




다음 날 오후에 할머니는 할머니의 동서되는 할머니와 함께 나타나셨다.


50년 넘게 위 아래집에 사시면서 의좋게 지내는 동서란다.


동서역시도 할머니 못지않게 부지런함이 몸에 베이신 것 같다.


당신네들 일을 해 놓고 일손 모자란 우리가 안타까워


잠시 짬을 내 형님따라 오셨단다.


몇 시간의 생각지 않은 일꾼이 생긴 셈이다.


난 그 고마움에 그 할머니를 통해


그 몇시간의 임금까지 계산해서 만원을 더 보내 드렸다.



이튿날 할머니의 동서가 오셔서 배 3개 든 봉지를 주시고 가셨다.


배과원에서 배선별작업을 하셨는데 흠과인 모양이다.


할머니가 가끔씩 풋호박 같은 걸
그렇게 싸다
주신 적이 있었다.




잘 먹겠다고 하고 저녁에 집에 가져와서 배 싼 봉지를 풀자


돌돌 말아진 신문지가 나온다.


신문지를 펼치니 만원짜리 한장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할머니 동서한테 전화를 해보니




20071205_017181.JPG





고구마 캐시는 할머니




'우리 형님한테 너무 잘해 준것이 고마워서 몇시간 도와준 걸


돈으로 계산해 주는 법이 어딨다요.


난 돈 받을라고 해준 것이 아닌디...그러면 넘 섭하요.'




아차, 난 뭐라고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그냥 돌려주면 받지 않을 것이라고 여겨 그런 방법을 쓰신 모양이다.


무엇이 고맙다는건가!


늘 친정어머니가 딸네집에 일 도와주러 오신 것처럼


그런 느낌의 편한 할머니들이어서 고맙고 미안함이 드는 건 우린데...


힘든 일 궂은 일에도 남보다 먼저 다가서는 할머니임을 알기에


좀더 쉬운 일을 하시게 하지 못해 안타까운 맘이 앞서는데.




난 여태껏 그 돈을 내 지갑에 넣지도 못하고 수첩에 넣어 두었던 것이다.


이 만원짜리 한장이 오늘도 많은 걸 생각케 한다.



나의 친정 어머니를 닮은 할머니,




내가 일을 하면서 어렵고 힘들
때가 많은데


꼭 나의 친정어머니를
그리워하게 하는 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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