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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꾸라지 잡고, 원두막에서 도란도란 아~ 휴가 잘 왔다 2017.07.17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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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감농원 댓글 0건 조회 1,262회 작성일 17-07-19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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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팜스테이]경남 창원 ‘빗돌배기마을’을 가다
빙수만들기 등 사계절 맞춤 체험 오감만족 프로그램에 아이들 ‘환호’

매년 3만명 찾는 ‘최우수 마을’ 올해 연간회원 제도도 마련

60년 넘은 감나무밭 산책하고 고추 등 농산물 수확하다보면 자연과 농촌 소중함 배우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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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서 휴식을 즐기기위해 매달 빗돌배기마을을 찾는 사람들은 이제 한가족처럼 정다운 사이가 됐다.
1.미꾸라지를 잡은 아이들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2.마을을 찾은 방문객들이 비석놀이 체험을 하고 있다.
3.우리농산물로 빙수를 만드는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체험 중 하나다.

 고단한 일상에 쉼표를 찍는 시간, 휴가철이 돌아왔다. 유명 관광지나 휴양지도 좋지만, 올여름엔 한적한 팜스테이마을로 눈을 돌려보는 건 어떨까. 농가(farm)에 머물며(stay)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농촌체험관광을 누리는 팜스테이는 만물이 푸르름을 가득 품은 이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거기에다 도시민에겐 농촌에 대한 이해와 특별한 경험을, 농가에는 수익을 안겨주니 이만한 ‘윈윈’이 또 있을까.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농어촌에서 여름휴가를 보내자’는 대국민 캠페인을 제안한 것도 이 맥락과 다르지 않다.

 이 여름, 힐링여행지를 찾는 이들을 위해 자연의 맛과 멋, 쉼이 있는 팜스테이마을 이야기를 소개한다.



 “미꾸라지 주세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토요일 오전. 다른 때 같으면 이불 속이나 텔레비전 앞에 있을 법한 아이들 30여명이 진흙탕에 모여 한목소리로 외친다. 어찌나 신이 났는지 조막만 한 녀석들 목청에 온 동네가 떠나갈 듯하다.

 궂은 날씨에도 도시 손님이 찾아드는 이곳은 경남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에 자리한 빗돌배기마을이다. ‘배기’는 ‘아래’라는 뜻의 순우리말로, 빗돌로 된 동산 아래 있다고 해 빗돌배기마을이란 이름이 붙었다. 단감으로 유명한 이 마을은 2007년부터 강창국 다감농원 대표를 필두로 팜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다. 가슴이 탁 트이는 너른 들판 풍경과 다양한 사계절 농촌체험 프로그램 덕분에 매년 마을을 찾는 손님만 3만명에 이른다. 농협이 선정한 ‘최우수 팜스테이마을’은 이곳의 또 다른 타이틀이다.

 특히 빗돌배기마을은 꼬마손님들을 위한 체험이 알차다. 무더위가 한창인 이맘때 진행하는 미꾸라지잡기 체험도 그중 하나다. 두발로 질펀한 진흙탕을 밟고, 미끄덩한 미꾸라지를 만지는 체험은 아이들에게 도시에서 느끼기 어려운 오감만족을 선물한다.

 한바탕 미꾸라지 소탕 작전을 벌인 뒤에 시작하는 빙수만들기 체험은 후텁지근한 더위를 한방에 날려준다. 시원한 얼음 위에 팥이며 수박·멜론·자두까지 각종 재료를 얹어 만드는데, 재료 대부분이 이 지역에서 친환경농사를 지어 재배한 것들이다. 고사리손으로 직접 만든 건강한 먹거리여서일까. 두그릇씩 뚝딱 해치우는 꼬마손님들이 한둘이 아니다.

 간식을 먹어도 밥 들어갈 배는 따로 있는 법. 곧이어 점심시간에는 푸짐한 시골밥상이 차려졌다. 불고기와 시래기된장국·달걀말이·콩나물무침에 어린이들을 위한 떡볶이까지 원하는 만큼 식판에 담아 먹으면 된다. 이밖에 방문 전에 미리 신청하면 단감비빔밥이나 삼겹살·가마솥백숙 같은 별미도 맛볼 수 있다.

 점심식사 후엔 소화도 시킬 겸 다감농원 내 감나무밭을 휘 둘러봤다. 60년도 더 된 굵다란 감나무 사이를 걸으니 싱그러운 풀냄새가 코끝을 파고든다. 그렇게 감나무밭을 구석구석 거닐다보면 하루 이상 묵어가는 손님을 위한 황토방 숙소와 맞닥뜨린다. 고요하고 맑은 공기만이 감도는 이곳은 복잡한 일상을 묻어두고 오롯이 쉴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멍하니 앉아 쏟아지는 별을 보면 딱 좋을 대청마루까지 준비돼 있다.

 황토방을 뒤로하고 다시 자박자박 걷는 길, 이번엔 어디선가 ‘하하, 호호’ 웃음소리가 들린다. 소리의 주인공은 감나무밭 원두막에 도란도란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는 방문객 가족 여섯팀. 알고 봤더니 이들은 올해 처음 생긴 빗돌배기마을의 연간회원으로, 매달 이곳을 찾아 휴식과 함께 농촌체험을 즐긴단다. 그간 몇번 만난 덕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꽤 친해보인다.

 다섯살배기 아들과 둘이 온 이승호씨(35·함안군 가야읍)는 “평소에 아이와 자주 놀아주지 못하는데 이곳에선 함께 자연을 경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며 “이제 백일 된 둘째아이가 크면 온 가족이 함께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간회원 가족의 아이들은 익숙한 놀이터인 듯 감나무밭을 요리조리 뛰어다닌다. 꼬맹이들 뒤를 졸졸 따라가보니 감나무밭 한편에서 조랑말 한마리가 손님을 반긴다. 아이들이 다정하게 “다롱아”하고 부르며 풀을 내밀자 쫄랑쫄랑 다가와 얼굴을 디민다. 다롱이 외에도 감나무농원 안에 있는 토끼와 닭은 아이들이 올 때마다 들여다보는 소중한 친구들이다.

 다롱이가 있는 울타리 옆에는 쉼터로 더없이 좋은 오두막이 하나 있다. 그곳에 오르면 벼가 넘실대는 광활한 초록빛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다른 피서지처럼 푸른바다나 계곡이 없어도 가슴속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거기에 앉아 바라보는 노을이 기가 막힐 정도로 아름답다는데 못보고 온 게 못내 아쉽다.

 점심 마실을 끝내고 다시 찾은 체험장에선 대추방울토마토와 고추·자두 수확체험이 이어졌다. 농산물을 먹을 줄만 알았지 어떻게 자라는지는 잘 몰랐던 방문객들이 흥미를 보인다. “자두가 나무에서 나는 거였어?”하고 놀라는 어른도 있다. 수확한 작물은 그대로 가져가면 되고, 모두 친환경농산물이라 따자마자 먹어도 문제없다.

 한번 다녀가는 방문객들은 단감·수박·딸기 등 빗돌배기마을에서 나는 농산물의 직거래 단골이 되기도 한다.

 강 대표는 “실제로 팜스테이 손님들 덕분에 지역농산물 판매량이 많이 증가했고, 지역민들이 팜스테이마을 운영에 참여하다보니 일자리도 늘었다”며 “이러한 선순환을 유지하기 위해 방문객들이 편히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다양한 체험활동을 개발하는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한 휴가는 먼 곳에서, 비싼 값을 치러야만 즐길 수 있는 건 아니다. 휴식과 치유 그리고 농촌의 희망이 공존하는 팜스테이마을의 문은 우리 가까이에 언제나 활짝 열려 있다.

 창원=하지혜 기자 hybrid@nongmin.com, 사진=김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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