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뭐라도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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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화댁 댓글 2건 조회 1,073회 작성일 09-12-20 19:51본문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있습니다.
이런 날씨에 가족이 한명이라도 멀리 떨어져 있다면
생각이 많이 나겠지요.
주말이면 돌아오는 아들이 우리곁에 있으니 참으로 행복하네요.
'아들! 뭐먹고 싶어?'
' 음~~ 엄마 힘드니까 쉬세요.'
어쩔땐 애 어른이 되어버린 아들녀석이 야속할때가 있답니다.
말이라도 눈물나게 고마워야 하는데...
그 옛날
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엔 바깥출입도 힘들었으니
집안에서 가족끼리 오손도손 마주 앉아 해먹었던 옛날 음식들이 그리워집니다.
울아들은 입이 짧습니다.
아가때부터 그랬구요.
고딩이 된 지금에도 그렇답니다.
말은 안하지만 기숙사 밥먹는것도 시원찮게 먹어댈것입니다.
아들이나 어미인 저도 아들의 식성 까다로움에
넘 먹으려 하지 않아서 먹이려는 저와 서로가 신경전을 벌일때가 많구요.
먹는대로 간다고...
아들녀석 몸은 약하디 약합니다.
몸이 말을 듣질 않아 보나마나 체력전에 떨어지니 힘들어하는 건 사실이구요.
떨어져 있게 하면서 제일 걱정스러운 부분이었구요.
곧 동짓날이 얼마 남지 않았지요~
근데 울 아들은 새알팥죽은 별로구 팥칼국수를 좋아합니다.
설탕넣지 않게 해서 점심에 겨우 한그릇 먹였네요.
한대접 가득 담아주니
' 엄마, 넘 양이 많아요.'
벌써부터 부담스러워하더군요.
' 남겨도 괜찮으니 덜지 말고 먹어라~'
결국 남김없이 다 먹어주더군요.
점심은 이렇게 해결 되었고
저녁 일찍 먹여 보내야 하는데 밥생각이 별로라네요.
그냥 가겠다는겁니다.
떡을 꺼냈어요.
맨 날 먹는 밥~
물리기도 하겠지!
얼마전에 뽑은 가래떡이에요.
한개한개 떼어서 굳었길래
살짝 끓는물에 데쳤답니다.
금새 촉촉해지더라구요.
조청에 한가닥 찍어 먹어보고~
후다닥~~~
초스피드로
떡볶이를 만들었답니다.
울아들 별명이 어릴적엔 떡보였거든요.
떡볶이 소스를 고추장과 케찹을 혼합해서 만들었는데...
고추장만 조금 넣었더니 색이 좀 약하지요.
고추장이 무지 맵거든요.
울집은 남편이 매운걸 좋아해서 고추가루도 고추장도 많이 매운편이랍니다.
개인접시에 덜어먹도록 했더니 딸램은 계란이며 떡 어묵등 골고루 가져갑니다.
울아들 접시엔 떡이 대부분이지요.
요즘 아이들답잖게 떡종류를 좋아합니다.
계란을 각자 한개씩 먹도록 배식하니 고루
먹는군요.
요즘 넘 먹어서 비만이라 걱정이라는데...
울아들은 먹으려하지 않아서 걱정입니다.
눈속에 집 떠나는 아들 뒷 모습을 보노라니...
오늘은
맘이 쪼금 나은 하루입니다.
따르르릉~~~~
집전화가 요란스럽게 울립니다.
수화기를 들자
'1541 콜렉트콜입니다'
아들보내고 이글을 쓰고 있는데 잘 도착했다는 아들녀석의 전화입니다.
기숙사 입구에서 공중전화를 걸었네요.
이제 아들녀석 생각은 이만 접으라는 신호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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